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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Heroes》에서 P21은 한국 작가 안태원의 작업을, 지안니 맨하탄(Gianni Manhattan)은 프랑스 작가 이브라힘 메이테 시켈리(Ibrahim Meïté Sikely)의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이 두 작가의 작업이 만남으로써, 현대적 언캐니(uncanny)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장이 펼쳐진다.

시각적 변증법의 맥락에서 안태원의 작업은 디지털 영역의 경계 공간을 가로지르며, 덧없는 밈(meme)을 유형의 예술작품으로 변모시킨다. 특히 〈히로〉 연작은 디지털 이미지의 포화와 일시성을 탐구하는 질문의 장으로, 왜곡이라는 행위를 디지털 표현의 유연성과 덧없음을 은유하는 방식으로 제시한다.

반면, 이브라힘 시켈리의 캔버스는 미술사적 아이코노그래피, 만화, 망가, 비디오 게임의 이미지를 반영하고 통합한다. 시켈리의 작품이 가진 시적 리듬과 강렬한 구성은 현대 디지털 환경 속 정체성의 복잡한 교섭을 암시한다. 특히 망가와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전통적인 유화 캔버스에 차용하여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허물고, 표현의 고정된 위계를 뒤흔든다. 이는 투쟁, 정의, 트라우마, 치유의 교차점을 탐색하는 예술적 시도이다.

《Heroes》 전시의 중심 주제는 두 작가가 디지털 이미지를 차용하는 방식에 있다. 안태원이 애완 고양이 히로를 정교하게 왜곡한 작업은 현대적 시각에서 초현실주의 전통을 환기하며, 시켈리의 인물들은 망토를 두르진 않았지만 슈퍼히어로의 전형을 은유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두 경우 모두 디지털 조작 또는 번역 과정이 일종의 계시로 작용하여, 디지털 이미지 속 숨겨진 가능성을 드러낸다.

안태원의 뮤즈인 고양이 히로가 날개를 달고 등장하면서, 시켈리의 캐릭터와 연결되는 다리가 된다. 이는 현실성과 환상이 공존하는 심비오시스를 암시하며, 두 작가의 작업에서 연약함은 공통된 힘으로 작용하여 혐오감과 공감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