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From Yeoido to Incheon》 © Ilmin Museum of Art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 나갔던 사람들이 국내로 반입한 물건들과 여행과 이주에 관한 작가들의 작업을 병치시키는 《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일차적으로는 한국인이 다른 문화와 조우하는 방식과 그 속에 내재된 스스로의 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조망하는 전시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수백 점에 달하는 물건들이 작가들에 의해 미술관으로 옮겨지고, 분류되고, 디스플레이 되는 과정을 통해서 물건과 예술작품, 작가와 기획자 그리고 미술관과 박물관 사이에 작동하는 역학관계들을 표면화시키는 전시이다. 동시에 이 전시는 여행객들의 물건을 동시대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기억과 사회적인 기억이 교차하는 현장이자 자아와 타자, 혹은 ‘우리’와 ‘그들’의 문화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혼돈 그리고 융합의 과정을 드러내는 매개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 전시는 한국인의 해외여행패턴과 타 문화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1989년을 기점으로 두 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1층은 해외행자유화 이후의 관광, 유학, 출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2층은 파월장병, 독일파견 간호사, 중동 건설현장의 근로자 등 주로 국가차원에서 수행된 전쟁이나 경제개발 프로젝트와 연관하여 해외에 나갔던 사람들이 가지고 온 물건과 정치, 경제적인 목적에서 이루어진 이주에 관한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 전시에 선보이는 물건들은 10대에서 80대까지의 연층을 구성하는 65명의 물건 대여자들이 지난 50년 동안 해외에서 가지고 온 것들로 개인이 다른 문화를 습득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자의적인 것이기 보다는 그가 속한 시대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자유화 이전에 국외로 나갔던 사람들은 라디오, 전축, 시계, 카메라, 슬라이드 프로젝터 등 주로 전자제품을 가지고 왔다.

이에 반해 해외여행자유화 이후에 유입된 물건들은 열쇠고리, 냉장고 자석, 머그잔 같은 소형 기념품을 비롯하여 명품 붐과 함께 수요가 급증한 핸드백 그리고 중동의 히잡, 중국의 인민복 모자와 모택동 인형, 자마이카의 양념, 외국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각종 빈티지 물건 등 이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과 취향의 다변화를 반영하는 것들이다.


Installation view of 《From Yeoido to Incheon》 © Ilmin Museum of Art

전시장에는 여행객들의 물건뿐만 아니라 설치, 영상, 드로잉, 사진 등 23명 작가의 작업 혹은 프로젝트가 여행과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들과 함께 전시된다. 관객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QR코드화된 작업과 물건에 관한 다양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으며 전시 블로그인 ‘기념품가게’(http://thegiftshop2011.wordpress.com)을 통해 여행에 관한 자신들의 사진이나 사연 혹은 전시에 관한 소감을 올릴 수도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