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Good Morning : Good Night》 © Space CAN

“내가 외국으로 떠난다고 하자, 친구는 나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그 시계의 시간은 서울에 맞춰져 있었다. 나는 어느 도시에 머물더라도 불규칙한 취침과 식사를 하는 사람이었고, 나의 친구들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도착한 도시에서 여러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아침을 위한 인사와 밤을 위한 인사를 나누었다.

베를린에서 나는 스튜디오에 주로 머물렀고, 창밖을 보거나 지붕 위에 올라가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곳에서 시간은 여러 방향으로 흘러갔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떠올린 한 문장이 있었다. ‘떠나려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본다.’ 내가 본 풍경들 속에서 나는 때때로 천사들과 박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온 사람들이었다. 나는 머무르면서도 여러 곳을 다녀올 수 있었다. 나는 이곳에 돌아왔지만, 무언가는 돌아오지 못했다.[…].”-_차지량 작업 노트 중 


Installation view of 《Good Morning : Good Night》 © Space CAN

《Good Morning : Good Night》(이하 GM : GN)는 2018’년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베를린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작가 차지량의 결과 보고전이다. 지난 여름, 작가는 익숙한 곳을 떠나, 머물렀던 먼 곳의 기억들을, 그 곳에서 만난 일몰의 빛과 같은 시간들을 음원의 형식으로 기록하고 성북동 스페이스 캔에서 다시 재생한다.

여행은 떠나온 곳과 떠나야 할 곳의 낮과 밤, 그 시간 위에 놓여 있다. 여행은 시 공간의 소속으로부터의 일시적인 이탈과 자유의 정서를 안겨준다. 소속감도 없이 오롯이 혼자의 감각과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 어쩌면 (모든) 떠나온 자들이 장소를 기억하는 방법일 것이다. 작가는 베를린에서, 혹은 서울에서 그리고 몬트레알과 뉴욕에서, 인천에서 어쩌면 잃어버린 모든 고향을 기억하며, ‘안녕’이라는 인사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Installation view of 《Good Morning : Good Night》 © Space CAN

출품작 중 〈떠나려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본다〉는 작가가 독일에 머물며 만난 키키와 스테판, 처음 만난 낯선 이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준 두 사람을 중심으로 베를린에서 나눈 밤과 낮의 대화들을 기록한 비디오다. 캔 파운데이션의 1층 전시장은 베를린의 시간으로, 2층 전시장은 서울 작업실의 시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기간 중 진행되는 2회의 공연을 통해 작가 개인이 경험한 시공간의 배경 기억을 관객과 나누는 퍼포먼스 (Background Memory)를 소개한다. 

GM, 나의 극장, 안녕, 섬 등 총 10개의 음원작업들은 관객이 음악의 러닝타임과 함께 자신의 기억에 접속하며 관객 각자의 잃어버린 시간과 기억 들을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