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 © Daelim Museum

《이 공간, 그 장소 : 헤테로토피아》는 한국 미술계의 생태계로부터 힌트를 얻어 우리 시대와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심오한 변이에 대한 성찰을 촉발한다. 회피주의―정치적이고, 생태학적인―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될 수 없는 현 시점에, 공동의 ‘대안적’운명의 모습을 숙고해 보는 일은 시급해 보인다. 서울의 독립 공간 및 대안 공간의 복합적인 역사에서 영감을 받아, 본 전시는 은유적인 “다른 공간”이 무엇일지에 대한 정의를 제안한다.

그곳은 인간이 다른 인간 및 주변 환경과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하면서, 기존 공간과 다르고, 바람직하며, 포괄적인 미래를 구축하는 장소이다. 더 나아가, 《이 공간, 그 장소 : 헤테로토피아》는 사유의 도구로써 “우주 공간(외부 공간; outer space)”과의 관계를 떠올리기도 한다. 우주 공간은 새로운 힘을 부여할 서사를 설정하여 타자성에 대한 이해, 소수 정체성의 탐색, 새로운 정치적 ∙ 미학적 관계를 상상케 하는 유토피아적 장소이다.

독립 및 대안 예술 공간은 역사적으로 상점, 로프트, 창고 등 주류가 떠나간 곳에 자리하는 언더그라운드 공간이다. 주로 정치적이고, 실험적이며, 상업적 경쟁력보다 예술적 비평과 관련된 작품을 알림으로써 상업 갤러리나 일반적인 화이트 박스의 중립성에 맞선다. 1990년대 후반 서울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기획들이 자발적으로 나타난 후, 점점 더 많은 프로젝트가 비평적 질문을 던지며 그들 스스로의 독립성의 조건을 서서히 형성해 가는 실천에 참여해 왔다.

《이 공간, 그 장소 : 헤테로토피아》는 이러한 급진적 예술 공간들을 가시화하며 자율성과 기존의 역학관계에 대해 질문하는 개념적 도구로써 “대안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Installation view of 《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 © Daelim Museum

고대의 개념인 ‘프로크세니아(proxenia)’에 착안하고 있는 본 전시의 구성을 통해, 하나로 정의내리지 않는 ‘함께 함’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유토피아적 공동체의 지리학, 심리지리학, 마인드맵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공간, 그 장소 : 헤테로토피아》는 대림미술관 전체를 배움의 풍경으로 변모시킨다.

전체 건물은 대화와 디스플레이를 위한 플랫폼으로써 소규모의 기획된 장소들로 구성된다. 이는 서울의 독립 공간들과 한국 및 외국 작가들의 예술적 개입으로 이루어진다. 활발한 교류와 창조적 대화를 위해, 현장에서의 예술적 개입은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고 유머와 마술적 사실주의가 스민 풍부한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되어, 규범적 ∙ 지배적 담론의 협소한 시각에 재치 있게 의문을 던진다.

이와 더불어 전시는 이동, 생명공학, 퀴어링, 혼종화의 주제를 환기시키며 “타자성”의 해방적 이야기를 위한 스토리텔링과 픽션의 잠재력을 탐색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