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벽 #6 - K-ARTIST

저만치 벽 #6

2016
리넨에 유채
116.9 x 91 cm

About The Work

한진은 사라진 것이 남긴 감각과 기억의 운동을 회화로 번역하는 데 관심을 두어왔다. 그의 작업은 과거의 장소나 사건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시간이 흐르며 축적되고 변화하는 감각의 흔적을 따라 존재와 부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탐구한다. 작가에게 기억은 과거를 보존하는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생성되는 경험이며, 회화는 그 경험을 다시 현재로 호출하는 행위가 된다.

한진은 특히 시각을 중심으로 한 회화의 한계를 넘어 청각과 촉각, 신체의 감각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현장답사와 문학,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리서치를 바탕으로 축적된 경험은 회화 안에서 선과 층위, 밀도와 리듬으로 변환되며, 보이지 않는 소리와 시간의 흔적을 감각 가능한 이미지로 옮겨낸다. 이러한 과정은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치환하는 번역의 과정이자, 서로 다른 매체와 경험 사이를 연결하는 실천이기도 하다.

한진은 선을 긋고 덧입히고, 문지르고, 긁어내는 행위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작품에 시간의 밀도를 쌓아간다. 이러한 과정은 재현을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대상과 마주한 감각을 신체에 새기고 다시 호출하는 수행에 가깝다.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은 시간과 감각이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과정의 기록으로 남겨진다. 

개인전 (요약)

한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B105 갤러리를 시작으로 갤러리디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 갤러리,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아트 스페이스 풀, 갤러리조선, 원앤제이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작업 세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그룹전 (요약)

한진은 아트선재센터, 경기도미술관, 스페이스 K, 원앤제이 갤러리, 아트사이드 갤러리, 리만머핀 갤러리, 에스더쉬퍼 갤러리 등에서 열린 주요 단체전에 참여하며 국내외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다.

수상 (선정)

한진은 서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의 시각예술 창작지원사업에 다수 선정되었으며, 2025년 경기창작센터 프로젝트 레지던시 리서치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한진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한진의 작품은 뮤지엄엑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문화재단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존재와 부재가 교차하는 순간

주제와 개념

한진은 사라진 것이 남긴 감각과 기억의 운동을 회화로 번역하는 데 관심을 두어왔다. 그의 작업은 과거의 장소나 사건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시간이 흐르며 축적되고 변화하는 감각의 흔적을 따라 존재와 부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탐구한다. 작가에게 기억은 과거를 보존하는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생성되는 경험이며, 회화는 그 경험을 다시 현재로 호출하는 행위가 된다. 

한진의 초기 작업에서는 숲, 바람, 밤, 해안선 등 자연의 풍경을 반복적으로 다뤘지만, 관심의 중심은 풍경 자체보다 그 안에서 신체가 감각한 움직임과 시간에 있었다. 풍경은 대상과 마주했던 순간의 호흡과 리듬을 담아내는 매개이며, 그 안에는 기억과 현실, 감각과 상상이 중첩된 시간이 축적된다. 이러한 태도는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로 바라보려는 작가의 시선과 연결된다. 

한진은 특히 시각을 중심으로 한 회화의 한계를 넘어 청각과 촉각, 신체의 감각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현장답사와 문학,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리서치를 바탕으로 축적된 경험은 회화 안에서 선과 층위, 밀도와 리듬으로 변환되며, 보이지 않는 소리와 시간의 흔적을 감각 가능한 이미지로 옮겨낸다. 이러한 과정은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치환하는 번역의 과정이자, 서로 다른 매체와 경험 사이를 연결하는 실천이기도 하다. 

최근 작업에서는 대상과 마주치는 경험 자체를 회화의 중심으로 확장한다.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응시하는 것은 작가에게 하나의 수행적 과정이며, 화면은 완성된 결과라기보다 시간과 감각이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과정의 기록으로 존재하게 된다.

형식과 내용

한진은 선을 긋고 덧입히고, 문지르고, 긁어내는 행위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작품에 시간의 밀도를 쌓아간다. 이러한 과정은 재현을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대상과 마주한 감각을 신체에 새기고 다시 호출하는 수행에 가깝다.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은 제작 과정에서 축적된 시간과 움직임을 드러낸다.

작가는 작업마다 서로 다른 재료와 도구를 선택하며 감각의 성질을 화면으로 번역한다. 초기에는 나뭇가지나 이쑤시개처럼 일상적인 도구를 붓 대신 사용하거나 종이의 물성과 연필의 밀도를 실험했고, 이후에는 유화와 차콜, 금속 끌 등을 활용하여 화면을 긁어내고 다시 쌓아 올리는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재료는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각각의 촉감과 리듬을 지닌 매개로 기능하며, 작품의 시간성과 물질성을 함께 형성한다.

최근 작품에서 한진은 시각 중심의 매체인 회화에 청각과 촉각을 환기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축적된 선들은 소리의 울림이나 바람의 흐름, 신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며, 서로 다른 층위의 흔적들은 화면 안에서 리듬을 만들어낸다. 관람자는 이미지를 읽기보다 화면의 밀도와 결, 움직임을 따라가며 감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드로잉과 영상, 벽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병행하며 회화가 공간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에도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 작품과 관람자의 움직임, 공간과 시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회화를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험되는 사건으로 재구성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한진의 작업은 숲과 바람, 밤, 해안선, 석호 등 서로 다른 풍경을 다루지만,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태도는 자연을 재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감각을 일깨우는 장소로 이해하는 것이다. 대상은 신체가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리듬과 움직임을 담는 매개이며, 작가는 이를 통해 존재와 부재,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을 꾸준히 탐구해오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번역하려는 시도다. 시각은 청각과 촉각으로 확장되고, 음악과 문학, 현장답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은 화면 위에서 선과 층위, 밀도와 리듬으로 변환된다. 표현 방식은 변화해왔지만 감각을 회화의 언어로 옮기려는 태도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화면을 반복적으로 축적하는 제작 방식 또한 한진 작업의 중요한 지속성이다. 반복되는 그리기와 지우기, 덧입힘과 긁어내기는 이미지를 수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대상과 관계를 맺는 시간이자 사유의 과정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축적은 화면에 물리적인 두께를 형성하는 동시에 기억과 시간의 밀도를 함께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회화를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감각과 시간, 리듬을 회화로 번역하려는 관심이 자리한다. 매체와 형식은 변화해도 대상과 오래 머물며 감각을 축적하고 이를 시각 언어로 전환하는 작업 방식은 한진 작업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핵심적인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Works of Art

존재와 부재가 교차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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