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CHINESE - K-ARTIST

I’M NOT CHINESE

2009
DV 비디오
7분 25초

About The Work

박성준은 영화와 영상, 인터랙티브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인간의 관념과 실재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조리와 괴리를 탐구해 왔다. 그의 작업은 인간이 경험과 학습,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관념을 바탕으로 세계를 인식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에게 현실은 이미지와 기억, 정보, 감정이 끊임없이 개입하며 재구성되는 공간이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식의 혼란과 괴리, 그리고 익숙했던 현실이 어느 순간 낯설게 변하는 경험에 주목한다. 영화와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감각은 현실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인 동시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불안정한 지각의 상태는 박성준의 작업을 관통하는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자리한다.

이러한 관심은 욕망과 불안이 개인의 인식과 사회적 관계를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박성준에게 욕망은 이상적인 조건과 환영을 만들어내고, 현실을 그에 맞춰 해석하도록 이끄는 힘이다. 특히 자본주의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욕망과 불안은 서로를 증폭시키며 개인과 집단의 관계, 나아가 권력과 폭력의 구조에 스며든다.

박성준은 현실과 가상, 개인과 공동체,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열린 구조를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현실이 무엇에 의해 구성되는지를 되묻는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실을 규정하는 인식의 조건과 그 불확실성 자체를 지속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개인전 (요약)

박성준은 2017년 서교예술실험센터, 2021년 인천아트플랫폼,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2024년 문래예술공장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박성준은 2016년 문화역서울284, 2020년 전북도립미술관, 2022년 리움미술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23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4년 대구예술발전소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박성준은 2017년 남원사운드아티스트 레지던시, 2018년 예술공간 이아, 2021년 인천아트플랫폼,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에 입주 작가로 참여했다.

Works of Art

실재와 다른 혼돈과 괴리의 공간

주제와 개념

박성준의 작업은 인간이 경험과 학습,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관념을 바탕으로 세계를 인식한다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그에게 현실은 이미지와 기억, 정보, 감정이 끊임없이 개입하며 재구성되는 장소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식의 혼란과 괴리, 그리고 익숙한 현실이 돌연 낯설어지는 순간에 주목해왔다. 영화와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감각은 현실을 이해하는 도구인 동시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는 요인이 되며, 이러한 불안정한 지각의 상태가 그의 작품을 만드는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자리한다.

이러한 관심은 욕망과 불안이 개인의 인식과 사회적 관계를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박성준에게 욕망은 이상적인 조건과 환영을 만들어내고, 현실을 그 환영에 맞추어 해석하도록 만드는 힘이다. 자본주의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욕망과 불안은 서로 증폭되며 개인과 집단의 관계, 권력과 폭력의 구조에 스며든다.

〈#Tribunalism〉처럼 파편화된 목소리와 사회적 언어를 다루는 작업에서는 선악이나 가해와 피해의 위치를 간단히 확정하기 어려운 갈등이 드러나며, 작가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광기와 공포를 동시대 사회의 심리적 징후로 확장해 바라본다.

개인의 심리와 지각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기억과 역사적 경험으로도 연결된다. 〈가화만사성〉에서는 1980년대 한국의 가정과 사회를 환기하는 사물, 소리, 표어와 이미지가 성긴 기억의 조각처럼 등장한다. 이 요소들은 과거를 완결된 서사로 복원하기보다 한 시대를 살아온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이 어떤 방식으로 현재의 감각 속에 남아 있는지를 살피게 한다.

친숙한 사물은 기억을 불러내는 동시에 의미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낯선 대상으로 바뀌고, 관람자는 그 사이에서 자신의 경험과 사회적 기억을 교차시키며 각기 다른 ‘가능한 세계’를 구성한다.

박성준의 작업에서 이러한 질문은 관람자가 작품을 해석하는 방식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작가는 공간 곳곳에 분산된 사건과 사물, 말과 소리의 관계를 열어두고 관람자가 스스로 연결하도록 한다. 《Cinema Experience with Space without Screen》에서 시작해 'Conflict Grid'와 〈Patho-〉로 이어지는 작업에서 관람자는 주어진 환경을 통과하며 자신의 움직임과 기억, 감정에 따라 서로 다른 서사를 만들어낸다.

현실과 가상, 개인과 공동체,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이 열린 구조를 통해 박성준은 우리가 믿고 있는 현실이 무엇에 의해 구성되는지 되묻고, 인식의 불확실성 자체를 지속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형식과 내용

박성준은 영화, 연극, 미디어아트에서 가져온 형식과 문법을 공간 안에서 교차시키며 작업해왔다. 연극 무대는 영화의 세트처럼 구성되고, 영상은 벽면이나 오브제와 결합하며, 사운드와 조명은 장면의 분위기와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장르를 결합하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각 매체가 관람자의 감각과 행동을 조직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Cinema Experience with Space without Screen》에서는 연극적 공간과 영화적 연출, 영상과 실제 오브제를 함께 배치해 가상성과 물질성이 한 공간에서 충돌하도록 했으며, 이러한 방식은 이후의 인터랙티브 설치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장되었다.

작품의 공간은 흔히 영화 세트나 공연 무대를 연상시키지만 관람자가 바라보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오브제와 센서, 프로젝션, 스피커, 조명 등이 관람자의 움직임과 연동되면서 공간의 상태가 계속 달라진다. 〈Patho-〉에서는 일상적인 사물들이 블랙박스 안의 4×4 그리드에 배열되고, 관람자가 그 사이를 이동할 때 센서가 사운드를 작동시킨다.

단어와 일상의 소리, 빛과 그림자는 일정한 이야기를 완성하기보다 서로 다른 장면을 연상시키는 단서로 기능한다. 관람자는 이러한 단서들을 자신의 이동 경로에 따라 접하면서 분절된 정보를 재조합하고 각자의 장면과 서사를 만들어간다.

사운드는 박성준의 작업에서 서사를 조직하는 중요한 형식적 재료다. 〈#Tribunalism〉에서는 일상적인 대화, 뉴스나 영화에서 접할 법한 상투적인 문구, 재판과 심리를 연상시키는 목소리 등이 영화의 편집처럼 분절되고 반복된다. 각각의 말은 화자와 상황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공간을 떠돌며 심리적 긴장과 불안을 형성한다.

동시에 소파와 벽면 장식, 조명과 같은 구체적인 물질적 요소가 영화 세트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 관람자는 허구적으로 구성된 장면 속에 실제 몸을 위치시키게 된다. 박성준은 이처럼 영상 편집의 원리를 이미지에 한정하지 않고 말과 소리, 빛, 사물과 공간의 배열까지 확장해 사용한다.

관람 방식 역시 작품의 형식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박성준은 관람자를 정해진 위치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두지 않고, 공간을 이동하고 장치를 작동시키며 장면의 구성에 개입하도록 한다. 《Cinema Experience with Space without Screen》에서는 실제 전시장뿐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물리적 공간과 온라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관람 조건을 만들었다.

온라인에서는 시점과 경로를 관람자가 선택하고, 실제 공간에서는 어둠과 건축적 조건,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그의 작업에서 형식은 특정 매체의 외형으로 고정되지 않으며, 관람자가 어떤 공간에서 무엇을 듣고 보고 움직이는지에 따라 작품의 내용과 경험이 함께 변화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성준의 작업은 영화, 연극, 설치, 미디어아트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그의 작업에서 매체의 결합은 장르적 확장을 보여주기 위한 형식에 머물지 않는다. 영화의 몽타주와 미장센, 연극의 무대와 관객, 미디어아트의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처럼 각 매체가 축적해온 관습을 실제 공간 안에서 다시 배열하고, 그것이 관람자의 지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실험한다. 이러한 접근은 특정 장르의 경계를 구분하는 대신 작품이 어떤 환경에서 전달되고 경험되는가를 중요하게 다루는 동시대 미디어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방향은 《Cinema Experience with Space without Screen》을 중심으로 꾸준히 구체화되었다. 작가는 영화적 서사를 스크린에서 분리해 실제 공간으로 옮기고, 관람자의 이동과 선택을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 포함시켜왔다.

2021년 작업에서는 전시장, 인스타그램, 웹사이트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작품을 경험하도록 하면서 물리적 공간과 온라인 환경에 따른 관람 방식의 차이까지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관람자가 작품을 바라보는 위치와 경로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은 이후 작업에서도 반복되며,  박성준의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이후의 작업에서는 이러한 공간적·영화적 실험이 사회적 기억과 인간의 욕망, 불안에 관한 문제와 더욱 긴밀하게 결합한다. 〈가화만사성〉은 1980년대 한국 사회를 환기하는 오브제와 소리를 파편적으로 배치하여 관람자가 각자의 기억을 통해 의미를 구성하도록 했고, 〈#Tribunalism〉은 일상의 언어와 미디어에서 가져온 목소리를 영화적으로 편집해 개인과 집단의 욕망, 권력과 갈등을 심리적 긴장으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도 작가는 명확한 서사를 제시하지 않고 물질적 공간과 허구적 상황 사이에 관람자를 위치시키며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Patho-〉에 이르면 오브제와 사운드, 빛, 센서, 관람자의 움직임은 더욱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발생하는 소리와 분절된 언어는 매번 다른 조합을 만들고, 기억과 감정에 따라 개별적인 장면과 이야기가 생성된다.

영화적 사고에서 출발한 박성준의 작업은 이처럼 스크린을 넘어 실제 공간과 관람자의 신체, 디지털 장치와 감각적 경험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작업의 기술과 환경은 변화해왔지만, 현실을 구성하는 조건을 의심하고 관람자의 지각과 행동을 통해 그 조건을 다시 드러내려는 태도가 박성준 작업의 특징이다.

Works of Art

실재와 다른 혼돈과 괴리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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