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rges Cathedral - K-ARTIST

Bourges Cathedral

2008
람다 프린트, 디아섹
58.42 x 45.72 cm


About The Work

임상빈은 회화적 감수성이 드러나는 사진 작업을 통해 ‘본다는 것’과 세계가 인식되는 방식에 대해 탐구해 왔다. 그는 외부에 존재하는 물질적 현실을 ‘실재 세계’,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을 거쳐 마음속에 현상한 세계를 ‘실제 세상’으로 구분한다. 같은 대상도 바라보는 위치와 시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는 것이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생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진과 회화는 서로 다른 매체이면서도 ‘인식의 풍경’을 구성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연결된다.

임상빈은 완성된 화면을 미리 설정하기보다 촬영한 이미지와 붓질한 재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조합하며 작업의 방향을 찾아간다. 사진의 레이어 블렌딩과 회화의 글레이징은 서로 다른 재료를 연결하고 화면에 깊이를 형성하는 주요 방식이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처음부터 존재했던 풍경처럼 느껴질 만큼 시각적으로 설득력 있는 결과를 추구한다. 따라서 사진과 회화는 재료와 외형에서는 다르지만, 집적과 축적, 변형과 조율을 거쳐 이미지가 서서히 형성된다는 점에서 공통된 맥락을 갖는다.

사진을 통해 임상빈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수집한 파편들을 조합해 새로운 풍경을 가시화한다. 한편 회화에서는 붓질의 반복과 축적을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에너지와 관계를 화면에 드러낸다. 사진이 이미 존재하는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다시 보기(re-view)’라면, 회화는 아직 형상을 갖지 않은 내면의 가능성을 미리 바라보는 ‘보기 이전(preview)’에 가깝다. 이처럼 서로 다른 매체를 오가며 작가는 세계와 자신 사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인식의 몸짓’을 탐구한다. 

개인전 (요약)

임상빈은 2006년 가나아트센터, 2010년 뉴욕 메리 라이언 갤러리와 서울 PKM 트리니티 갤러리를 거쳐,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꾸준히 개인전을 열었으며, 뉴욕 라이언 리에서 2013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 개인전을 개최하고 2022년과 2025년에 갤러리 나우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그룹전 (요약)

임상빈은 2002년 서울시립미술관, 2006년 《미디어시티서울》을 비롯해, 2013년, 2017년,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2015년 서울대학교미술관을 비롯해 2024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작품을 선보였다. 

레지던시 (선정) 

임상빈은 2006년 가나 아뜰리에 3기 입주작가로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임상빈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노스캐롤라이나 미술관, 줄 콜린스 스미스 미술관, 아르티움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및 정부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사진과 회화를 통한 ‘인식의 풍경’

주제와 개념

임상빈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본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세계가 어떻게 인식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작가는 외부에 존재하는 물질적 현실을 ‘실재 세계’, 그것이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을 거쳐 마음속에 현상한 세계를 ‘실제 세상’으로 구분한다. 같은 대상도 어디에서, 언제,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진과 회화는 서로 다른 매체이면서도 ‘인식의 풍경’을 구성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어진다. 사진이 눈앞에 존재하는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다시 보기(re-view)’에 가깝다면, 회화는 아직 구체적인 형상을 갖지 않은 내면의 가능성을 미리 바라보는 ‘보기 이전(preview)’과 연결된다. 

초기부터 이어진 도시와 풍경 작업에서도 이러한 인식의 문제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임상빈은 한 장소를 여러 위치와 시간에 걸쳐 촬영한 뒤 수많은 이미지를 조합하고, 실제 공간의 비례와 원근을 변형해 자신이 체감한 장소의 인상을 다시 구축한다. 맨해튼을 강 건너 여러 지점에서 촬영한 작업에는 도시를 바라보는 외부자의 욕망과 심리가 스며들며, 서울의 고궁과 고층 건물을 다룬 작업에서는 시대와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스펙터클’의 상대성이 드러난다.

회화적 질감과 디지털 합성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 역시 객관적인 공간을 복원하려는 목적보다는 작가가 경험한 빛, 움직임, 거리감과 에너지를 화면 안에서 설득력 있게 조직하려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그가 바라보는 도시는 건축과 풍경의 집합인 동시에 욕망, 관계, 자본, 문화적 권위가 끊임없이 작동하는 사회적 공간이다. 미술관에 걸린 수많은 작품을 한 화면에 집적한 작업은 소장과 전시를 통해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권력이 형성되는 과정을 생각하게 하고, 공원이나 경기장, 도서관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다룬 작업은 도시의 구조와 인간의 행동이 서로를 만들어가는 관계에 주목한다.

유명 관광지와 자연을 다룰 때에도 작가는 아름답고 압도적인 풍경에 개인의 욕망, 관광 산업, 자본주의적 소비가 교차하는 모습을 함께 바라본다. 이처럼 그의 사진에서 풍경은 단순한 배경으로 머물지 않고, 사람과 장소가 만나고 충돌하며 의미를 생성하는 관계의 모습으로 제시된다. 

최근의 'One Stroke' 연작은 오랫동안 사진에서 다루어온 인식과 관계의 문제를 추상회화로 확장한다. 작가는 형상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가능성과 에너지를 ‘획’에 투영하고, 각각의 붓질을 저마다 다른 생명력과 성격을 지닌 존재처럼 다룬다. 서로 독립적인 획들이 한 화면에서 만나 조화와 긴장을 형성하는 모습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로도 이어지며, 첫 붓질에서 시작해 획이 축적되고 변화하는 과정에는 생성과 성장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담긴다.

따라서 사진에서 수많은 시공간의 파편을 모아 새로운 풍경을 구축해왔다면, 최근 회화에서는 붓질의 반복과 축적을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에너지와 관계를 가시화한다. 매체와 형식은 변화했지만, 세계와 자신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식의 몸짓’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작업의 중심은 지속되고 있다.

형식과 내용

임상빈의 형식적 어법은 ‘수집-수정-구축’으로 이어지는 반복적인 제작 과정에서 선명해진다. 사진에서는 한 장소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촬영한 뒤 이어 붙이거나,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얻은 건물·파도·사람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 집적한다. 회화에서도 여러 획을 사방으로 배치하거나 특정 획 위에 수많은 붓질을 거듭해 형태를 강화한다. 사진의 이미지 조각과 회화의 붓질은 모두 축적 가능한 시각 재료로 다뤄지며, 부분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전체를 조직한다. 

사진 작업에서 촬영은 완성의 순간이라기보다 이미지 구축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임상빈은 같은 장소를 여러 각도와 시간에 걸쳐 기록하고, 이를 디지털 프로그램에서 왜곡·확장·병치하여 실제로는 한눈에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시점이 한 화면에 공존하면서 원근은 휘어지고, 건축물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며, 파노라마는 인간의 통상적인 시야를 넘어 좌우로 펼쳐진다.

여기에 사진으로 얻은 선명하고 단단한 윤곽과 직접 제작한 회화적 질감의 부드러운 가장자리를 함께 사용해 건축과 자연, 인공과 유동성의 차이를 세밀하게 조율한다. 이러한 방식은 장소를 있는 그대로 복원하기보다 작가가 경험한 거리감과 움직임,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압축하는 데 초점이 있다. 

화면의 밀도 역시 임상빈 사진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다. 도시와 관광지, 미술관을 다룬 작품에는 수많은 인물과 건물, 파도, 소장품이 촘촘하게 모여들며 시각적 포화 상태를 만든다. 작가가 자신의 사진을 ‘극대주의’와 연결해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최근의 'One Stroke' 연작에서는 이러한 밀도가 추상회화의 언어로 이동한다. 여러 획이 방향과 속도, 색을 달리하며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 특정 획은 글레이징과 반복적인 덧칠을 거치면서 깊이와 촉각성을 얻는다. 사진에서 이미지 조각들이 복잡한 풍경을 구성했다면, 회화에서는 붓질 자체의 방향·색채·질감·리듬이 화면을 이끌어간다. 

이러한 제작 과정에는 우연성과 작가의 판단이 함께 개입한다. 임상빈은 처음부터 완성된 화면을 정해두기보다 촬영하거나 붓질한 재료를 지속적으로 모으고, 조합하고, 덧입히면서 작업의 방향을 찾아간다. 사진의 레이어 블렌딩과 회화의 글레이징은 서로 다른 재료를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깊이를 형성하는 주요 방식이며, 작가는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가 처음부터 존재했던 풍경처럼 느껴질 만큼의 시각적 설득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결국 그의 사진과 회화는 재료와 외형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면서도 집적과 축적, 변형과 조율을 거쳐 이미지가 서서히 형성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맥락을 가지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임상빈의 작업은 2000년대부터 사진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촬영한 현실을 컴퓨터에서 변형·배치·구축하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였다. 2008년 무렵의 작업에서도 현대 도시와 건축, 미술관의 풍경을 촬영한 뒤 색채와 공간을 재구성해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 시기에 자리 잡은 복수의 시점, 이미지의 왜곡과 합성, 회화적 질감의 도입은 이후 작업에서도 꾸준히 변주되는 주요 조형 어법이 되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작업의 대상과 관심은 더욱 넓어졌다. 서울과 맨해튼의 도시 풍경에서 출발한 시선은 미술관과 문화시설, 이과수폭포와 와이키키 같은 관광지, 남극의 자연환경으로 확장되었다. 장소의 규모와 성격은 달라졌지만, 작가는 여러 위치에서 수집한 장면을 재구성하며 자신이 경험한 장소의 에너지와 그 안에 얽힌 욕망을 드러냈다.

특히 관광지와 남극을 다룬 작업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의 이면에 자리한 관광 산업과 자본, 환경 문제까지 시야에 들어오며, 도시를 중심으로 다루던 초기의 관심이 사회와 문화의 작동 방식에 대한 탐구로 넓어졌다. 같은 시기 영상과 사운드 설치 등의 프로젝트도 병행하며 예술가의 욕망, 좌절, 자기인식과 같은 문제를 다른 매체로 풀어냈다. 

2020년대에는 오랫동안 축적해온 사진의 제작 원리를 보다 명료하게 정리하는 한편, 회화를 주요 축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에서는 여러 시점과 시간에 수집한 조각을 결합해 전체 풍경을 ‘만드는’ 방식이 이어지고, 회화에서는 여러 획을 집적하거나 특정한 획 위에 붓질을 반복해 형태와 질감을 축적한다. 작가가 사진과 회화에 공통적으로 적용한다고 설명하는 ‘수집’과 ‘수정’의 방식은 서로 다른 시기의 작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단서다. 사진의 레이어 블렌딩이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결합한다면, 회화의 글레이징과 덧칠을 반복하며 색채와 붓질이 축적되어 화면의 깊이를 형성한다. 

최근 'One Stroke' 연작은 이러한 흐름을 회화 안에서 새롭게 구체화한다. 각기 다른 방향과 속도, 색을 지닌 붓질이 만나고 축적되면서 개별성과 관계, 생성과 변화의 의미를 만들어낸다. 초기 사진에서 수많은 이미지 파편을 조합해 시공간을 재구성했다면, 최근 회화에서는 붓질의 반복과 물감의 축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관계를 다룬다. 약 20년에 걸쳐 매체와 소재는 도시, 자연, 문화 공간, 디지털 이미지, 추상회화로 계속 확장되어 왔지만, 세계를 바라보고 수집한 요소를 다시 조직해 자신만의 ‘인식의 풍경’으로 제시한다는 태도는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Works of Art

사진과 회화를 통한 ‘인식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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