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 - K-ARTIST

2024
잉크젯 프린트
160 x 127 cm

About The Work

조경재는 사진을 중심으로 설치, 퍼포먼스, 공간 연출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며 사물의 본질과 그것을 둘러싼 관계를 탐구한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사물과 공간을 재배치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연출함으로써, 익숙한 장면 속에서 간과되기 쉬운 순간과 사물의 존재 방식을 드러낸다. 특히 제한된 화각 안에 공간과 오브제를 구성하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사물과 공간, 빛과 시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조경재의 사진은 콜라주나 디지털 합성을 통해 이미지를 구성하는 대신, 실제 공간에 물리적인 오브제를 설치하고 아날로그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이다. 촬영을 위해 재구성된 사물은 본래의 기능과 맥락에서 벗어나 고유한 색채와 형태를 드러내며, 사진이라는 제한된 평면 안에서 새로운 시각적 관계를 형성한다. 

설치와 퍼포먼스, 사운드 등으로 작업의 영역을 확장한 이후에도 조경재의 관심은 카메라가 무엇을 포착하며, 대상을 어떠한 관계 속에서 드러내는가에 놓여있다. 그의 작업에서 카메라는 단순히 현실을 기록하는 장치를 넘어 사물과 빛, 공간 사이의 긴장을 감지하고 관계를 조율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면서도 사진의 조건과 ‘보는 행위’에 대한 질문을 지속하는 태도는 조경재의 작업을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개인전 (요약)

조경재는 2019년 쉬르케 자이네케 갤러리와 갤러리 밈, 금천예술공장, 2018년 아마도예술공간, 2017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2016년 영은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조경재는 2019년 뮤지엄 산, 현대어린이책미술관과 JCC 아트센터, 2018년 파리 괴테 인스티투트와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11년·2012년·2015년 쿤스트팔라스트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조경재는 2018년 제5회 아마도사진상, 2015년 벨트 어워드, 2012년 베셀링 미술상과 독일학술교류처상, 2009년 엡손 아트 포토 어워드 단일작품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조경재는 2019년 금천예술공장, 2018년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16년 영은창작스튜디오, 2013년 브뤼셀 아트워드 쿤스트프라이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조경재의 작품은 루트비히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영은미술관, LVM 미술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공간, 사물, 빛과 시간 사이의 긴장을 포착하는 사진

주제와 개념

조경재의 작업에서 중요한 출발점은 대상을 바라보는 행위와 그 순간 발생하는 반응이다. 그는 작업에 앞서 명확한 주제나 의미를 설정하기보다 눈앞의 사물과 공간을 관찰하면서 무엇이 보이고, 자신이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따라간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작업을 설명해 온 ‘무의미의 의미’, ‘무용(無用)한 유용(有用)’이라는 역설과 맞닿아 있다.

일상에서 발견하거나 수집한 사물은 기존의 기능과 맥락에서 벗어나며, 작가는 여기에 새로운 상징이나 서사를 적극적으로 부여하지 않는다. 의미를 미리 확정하지 않는 태도는 사물 자체의 형태와 존재,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과정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이처럼 의미의 결정을 유보하는 방식은 관객의 보기를 작업의 중요한 요소로 끌어들인다. 조경재는 작품의 제목에서도 사진 속 일부를 지시하거나 모호한 뉘앙스만 남기는 방식을 취하며, 해석을 특정한 방향으로 고정하는 단서를 최소화해 왔다. 2024년 최연하의 비평은 이러한 특성을 롤랑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 개념과 연결해 읽는다.

작가가 의미를 완결해 전달하기보다 작품과 관객의 만남 속에서 각기 다른 의미가 생성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이다. 조경재에게 ‘본다’는 행위는 이미 정해진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 머물지 않는다. 관객의 시선과 경험, 반응에 따라 사물의 관계가 새롭게 읽히며 작품의 의미 또한 계속 움직인다. 

초기부터 지속되어 온 사물과 공간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존재와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었다. 서로 다른 사물들은 해체와 조합, 우연한 배치를 거치면서 잠정적인 관계를 맺고, 공간과 빛, 시간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상태를 드러낸다. 최근 《보이지 않는 배우들》에서는 이러한 사고가 더욱 분명해진다.

사물과 빛, 시간은 각자의 움직임을 지닌 ‘보이지 않는 배우’처럼 서로에게 반응하며, 작가는 사물이 그 자리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행위로 바라본다. 사물을 특별한 의미의 운반체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균형, 미세한 변화에 주목함으로써 조경재의 관심은 ‘무의미한 것’에서 존재와 관계가 스스로 드러내는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작업의 중심에는 지속적으로 사진이 자리한다. 조경재는 사진을 완결된 이미지로만 다루지 않고 프레임 밖의 공간과 사물, 관객의 경험까지 연결하며 사진적 사고의 범위를 넓혀 왔다. 설치와 퍼포먼스, 사운드로 작업이 확장된 이후에도 그의 관심은 카메라가 무엇을 포착하고, 대상을 어떤 관계 속에서 보이게 하는지에 놓여 있다.

최근에는 카메라 역시 중립적인 기록 장치를 넘어 사물과 빛 사이의 긴장을 감지하는 관찰자이자 매개체로 제시된다. 사진의 경계를 계속 흔들면서도 ‘보는 행위’와 사진의 고유한 조건을 놓지 않는 태도가 조경재 작업의 특징이다.

형식과 내용

조경재의 사진은 실제 공간에서 이루어진 설치를 카메라로 촬영하는 아날로그적 제작 방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콜라주나 디지털 합성으로 화면을 구성하지 않고, 카펫, 나무, 쇠파이프, 스티로폼, 철판처럼 물성을 지닌 재료를 직접 수집하고 배치한 뒤 카메라의 화각에 맞추어 조정한다.

이렇게 구축된 3차원의 구조는 촬영되는 순간 2차원의 사진 평면으로 압축되며, 서로 다른 거리와 크기, 재질을 가진 사물들이 선과 면, 색채의 조합으로 다시 읽힌다. 실제 사물을 이용하면서도 화면에서는 공간의 깊이가 약화되거나 서로 떨어진 요소가 이어져 보이는 등 시각적 착시가 발생하며, 이는 조경재 사진의 중요한 형식적 특징을 이룬다. 

작업의 구성은 완성된 설계도를 그대로 실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재료를 한곳에 모아 놓고 각각의 모양과 색, 질감, 무게를 관찰하면서 사물들이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배치와 해체, 재배치를 반복하는 동안 무거움과 가벼움, 실제와 가상, 추상과 구상의 관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작업의 내용 역시 이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사진 속 추상적인 화면은 즉흥적인 배열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 물질의 성질을 이해하고 카메라의 시점에서 그것이 어떻게 변환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한 결과에 해당한다. 초기 작업에서 선들이 카메라의 시점 안에서 만나고 색면이 사진 평면을 분할하며 리듬을 형성하는 구성 원리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제작 과정과 연결된다. 

사진과 설치의 관계는 작업이 전개되면서 점차 밀접해졌다. 2013–14년 무렵에는 공간 구성의 일부를 촬영해 사진 평면 안의 조형적 관계를 강조했다면, 이후 〈사다리 004〉, 〈카펫 002〉, 〈5.5〉 등에서는 재료의 물성과 실제 공간의 구성이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부서진 모서리》에서는 사진 속 선과 전시장에 설치된 쇠파이프, 실 등이 시각적으로 이어지며 사진의 구조가 실제 공간으로 뻗어나갔고, 《변형된 공간》에서도 사진을 지지하는 구조와 이미지 내부의 선이 교차하면서 2차원과 3차원의 관계가 확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관람자는 정면에서 사진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이동하며 시점을 바꾸고, 변화하는 구성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최근 작업에서는 사진, 설치, 사운드 등 서로 다른 형식 사이의 이동이 더욱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사진의 구조를 다른 물리적 매체로 변형하거나 해체하는 실험이 이어지는 가운데, 빛과 시간 역시 화면과 공간의 구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보이지 않는 배우들》에서 사물은 고정된 정물처럼 머무르지 않고, 빛의 변화와 주변 사물의 관계에 따라 서로 반응하는 존재처럼 제시된다.

카메라는 이 관계를 기록하는 동시에 거리와 각도,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구성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조경재에게 형식은 사진·설치·사운드라는 매체적 경계보다는, 사물과 공간을 실제로 구축하고 관찰한 뒤 그것을 다시 시각적 관계로 조직하는 과정 속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조경재의 작업은 2010년대 초반부터 사진의 평면성과 실제 공간의 물질성을 오가며 전개되어 왔다. 〈교실 04 - 008〉(2012), 〈바람 01〉(2015), 〈Q〉(2016) 등 초기 작업에서는 실물 오브제를 카메라 앞에 배치하고, 서로 다른 거리와 크기를 지닌 사물들이 촬영된 화면 안에서 선과 색면의 구성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실제 공간을 세심하게 구축한 뒤 사진의 원근법과 평면화 작용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연출사진과 접점을 지니지만, 그의 관심은 정교한 환영 자체에 머물지 않는다. 수집한 재료의 형태와 질감, 무게를 직접 다루며 우연한 조합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는 아상블라주의 조형적 감각도 함께 드러난다. 이러한 두 성격의 결합은 사진의 시각 체계와 사물의 물질적 존재를 지속적으로 교차시켜 온 조경재 작업의 기반을 이룬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카메라 안에서 이루어지던 공간 구성이 실제 전시장으로 점차 확장된다. 〈5.5〉(2016)를 거쳐 《부서진 모서리》(2017), 《변형된 공간》(2018)에 이르면 사진의 선과 색, 프레임의 구조가 쇠파이프와 나무판, 실, 사진 프린트 등의 물리적 요소와 맞물리며 전시 공간 전체의 구성으로 이어진다.

이 변화는 사진을 떠나 새로운 매체로 이동했다기보다, 그동안 카메라 안에서 실험해 온 시각적 원리를 전시장에 적용하며 사진의 범위를 넓혀온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관객이 공간을 이동하면서 시점에 따라 서로 다른 장면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정지된 사진 속에서 작동하던 거리와 각도, 연결과 단절의 관계가 관람자의 움직임을 통해 실제 공간에서도 계속 변주된다. 

이러한 확장은 협업과 퍼포먼스, 사운드를 포함한 작업에서도 이어졌다. 2009년 독일에서 시작된 공동 작업은 이후 한국에서도 지속되었으며, 작가와 관객, 사물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우연한 반응과 개입을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개인 작업에서 사물을 배치하고 그 관계를 관찰하며 결과를 열어두었던 방식이 공동 작업에서는 사람과 행동, 커뮤니케이션으로 범위를 넓힌 셈이다.

따라서 조경재의 작업은 사진, 설치, 퍼포먼스처럼 매체별로 분리해서 보기보다는, 서로 다른 요소가 만나고 해체되고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온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작품의 완결된 형태보다 관객의 개별적인 경험과 예기치 않은 반응을 중시한다는 태도 역시 이 흐름을 관통한다. 

2020년대의 작업에서는 오랫동안 이어온 공간과 사물에 대한 관심에 빛과 시간, 미세한 움직임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2021년 전시에서는 사진 작품을 직접 제시하지 않고 빛이 벽과 바닥, 기둥과 계단을 통과하며 변화하는 전시장 자체를 사진적으로 해석했고, 최근 《보이지 않는 배우들》에서는 사물과 빛, 시간의 흐름이 서로 반응하는 존재로 제시된다.

이 과정에서도 수집하고 배치하고 관찰한 뒤 카메라를 통해 관계를 조직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유지된다. 조경재의 작품에서 초기에 두드러졌던 착시와 기하학적 구성은 공간의 확장과 관객의 움직임을 거쳐 빛, 시간, 존재의 행위성에 대한 관심으로 넓어지고 있다.

Works of Art

공간, 사물, 빛과 시간 사이의 긴장을 포착하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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