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은 (b.1978) - K-ARTIST
장성은 (b.1978)

장성은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마르세유 국립고등미술학교(D.N.A.P),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D.N.S.A.P),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 조형예술학과 석사를 마쳤으며, 사진을 기반으로 공간과 신체, 감정과 장소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공간과 신체, 감정과 장소의 관계

개인전 (요약)

장성은은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12, 2019, 2022), BMW Photo Space(2018), 아마도예술공간(2016), 대림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2013), 트렁크갤러리(2010), 주프랑스한국문화원(2007)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그룹전 (요약)

장성은은 서울시립미술관(2022),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2021), 부산현대미술관(2019), 성곡미술관(2016),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14, 2016), 경기도미술관(2011, 2013, 2016, 2021), 백남준아트센터(2009, 2010), 대구예술발전소(2014), 블루메미술관(2020), 아라리오갤러리(2013), 페리지갤러리(2021), 예술의 시간(2021),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20, 2022) 등 국내 주요 미술기관 및 공간에서 열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장성은은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2014,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스튜디오(2009, 서울), 시테 앵테르나쇼날 데자르(2008, 파리)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장성은의 작품은 삼성 리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공간과 신체, 감정과 장소의 관계

주제와 개념

장성은의 작업은 인간이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미세한 감정의 흔적과 공간의 감각을 시각화하는 데서 출발한다. 작가는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익명의 감정들, 쉽게 기억되지 않는 하루의 표정들,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와 긴장 상태에 지속적으로 주목해왔다. 초기 대표작인 'space measurement' 시리즈에서 장성은은 공간의 물리적 크기를 수학적 단위가 아닌 인간의 신체로 환산함으로써,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온 공간 인식의 기준 자체를 재고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Rue Visconti〉(2006)는 좁은 골목을 사람의 몸으로 채워 “그 길의 너비는 19명이다”라는 비논리적이지만 직관적인 감각 단위로 환원시킨다. 이는 공간을 객관적 구조물이 아닌 인간 경험과 감각이 개입된 정서적 장소로 전환시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후 작가는 공간과 신체의 관계를 보다 심리적이고 감각적인 층위로 확장해 나간다. 'force-form' 시리즈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긴장을 가시화하려 했고, 《LOST FORM》에서는 수영장이라는 장소를 직접적으로 재현하지 않은 채, 기억과 상상 속에 잠재된 감각적 이미지를 사진으로 환기했다. 여기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이 응축되는 장소적 상태이며, 인간의 신체는 그 안에서 감각을 매개하는 존재로 기능한다. 장성은은 현실의 공간을 기록하기보다, 특정 장소가 인간 내부에 남기는 심리적 잔상과 정서의 밀도를 시각화하는 데 관심을 둔다.

장성은 작업의 또 다른 핵심은 ‘연극’이라는 개념이다. 《Writing Play》를 기점으로 작가는 인간이 사회 속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수행하는 태도와 감정의 구조를 ‘연극적 상태’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연극은 극적 서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를 조율하고 감정을 숨기거나 드러내는 사회적 몸짓에 가깝다. 과장된 코스튬과 얼굴을 감춘 신체는 특정 인물을 재현하기보다 감정 자체를 수행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를 ‘감정의 초상화’라 설명하며, 인간 내면의 상태를 구체적 서사 대신 물질, 색채, 자세, 온도와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드러낸다. 이러한 태도는 감정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감정이 신체에 남기는 잔향과 침윤 상태를 탐구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최근 작업에서 장성은은 인간과 사물, 풍경 사이의 위계를 해체하며 존재 자체에 대한 감각으로 관심을 확장한다. 《따뜻한 검은 돌멩이》에서 작가는 인간의 신체를 오브제와 동등한 조형 요소로 다루고, 생명 없는 물질에 감정과 온기를 투사한다. 특히 〈Wild Fluctuation〉(2022), 〈Nude apple〉(2022) 등의 작업은 생일이라는 사회적 기념일을 둘러싼 복합적인 감정을 다루며, 행복과 공허, 축하와 소외감이 공존하는 현대인의 정서를 드러낸다. 이처럼 장성은의 작업은 특정 서사를 재현하기보다 인간이 삶 속에서 경험하는 미세한 감각과 정동의 흐름을 포착하며, 현실과 환상, 존재와 부재, 기억과 감정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오고 있다.

형식과 내용

장성은의 작업은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닌, 감정과 추상적 개념을 시각화하는 조형적 도구로 확장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초기부터 사진의 재현성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공간과 신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긴장과 심리적 상태를 구성적으로 연출해왔다. 특히 장성은의 사진은 현실의 특정 장면을 포착하는 다큐멘터리적 방식보다, 사전에 구축된 상황과 감정의 흐름을 재현하는 ‘설정 사진(staged photography)’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 이는 사진이 현실을 기록하는 장치라는 일반적 인식을 넘어, 사진 또한 회화나 조각처럼 개념과 감정을 구축하는 조형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태도를 드러낸다.

초기 'space measurement' 시리즈에서는 인간의 신체를 공간의 측정 단위처럼 활용하며 장소의 물리적 조건을 낯설게 환기시켰다. 인체는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공간을 감각적으로 환기하는 조형 요소로 기능하며, 좁은 골목이나 실내 공간은 사람의 몸을 통해 새로운 비례와 감각으로 재인식된다. 이후 'force-form' 시리즈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과 힘을 표현하기 위해 신체와 공간 사이의 관계를 더욱 극적으로 구성했고, 《LOST FORM》에서는 물과 수영장이라는 장소적 이미지를 직접 드러내지 않은 채 간접적인 사물과 색채, 움직임으로 환기했다. 이처럼 장성은은 특정 장소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공간이 인간 내부에 남기는 감각적 잔상과 정서를 조형적으로 번역하는 방식에 집중해왔다.

《Writing Play》 이후 작업에서는 신체와 코스튬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연극적 조형성이 더욱 강화된다. 작가는 인물의 얼굴과 표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과장된 물질과 의상으로 신체를 감싸거나 가림으로써 감정의 상태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Pompom〉(2016), 〈Bubble〉(2016) 등의 작업에서 신체는 거대한 물질 덩어리 속에 감춰지거나 변형되어 나타나며, 보는 이는 인물의 표정보다 몸의 자세와 재료의 질감, 색채의 온도를 통해 감정을 감각하게 된다. 이는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비언어적 상태로 남겨두려는 태도와 연결된다. 또한 작가는 사진 속 인물의 얼굴을 적극적으로 배제함으로써 관객이 스스로 감정을 투사할 수 있는 여백을 형성한다.

최근 작업에서 장성은은 사진의 프레임을 전시장 공간 전체로 확장하며 설치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Scenery 1_3〉(2016), 〈Scenery 1_4〉(2016) 등의 작업은 사진을 단순히 벽에 거는 평면 이미지로 다루지 않고, 공간 구조 자체를 액자이자 장면으로 활용한다. 특히 《to my birthday》에서는 사진, 디지털 이미지, NFT 기반 가상공간, 영상 설치 등을 병치하며 사진 매체의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동시에 탐구했다. 이처럼 장성은의 작업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기반으로 하되 조각, 설치, 연극적 연출, 디지털 환경 등을 유연하게 가로지르며 감정과 공간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구축해나간다.

지형도와 지속성

장성은의 작업은 약 20여 년에 걸쳐 공간과 신체, 감정과 장소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오며 독자적인 작업 지형도를 구축해왔다. 초기 'space measurement' 시리즈에서부터 최근의 설치 및 디지털 기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인간의 신체를 공간 인식의 매개체로 활용하며 삶의 감각과 정서를 시각화하는 방식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특히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감정이 축적되는 장소적 상태로 바라본다는 점은 장성은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그의 작업에서 장소는 객관적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 내부의 기억과 심리 상태가 스며드는 정서적 환경이며, 신체는 그 감각을 드러내는 조형적 매개체로 기능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시기마다 다른 형식으로 변주되면서도 일관된 흐름을 유지한다. 초기 작업이 공간의 물리적 크기와 인간 신체의 관계를 통해 추상적 언어의 모호함을 시각화했다면, 이후 작업에서는 점차 인간 내면의 감정 상태와 정동의 흐름으로 관심이 이동한다. 특히 《Writing Play》를 기점으로 등장한 ‘연극’ 개념은 장성은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작가는 인간이 사회 속에서 수행하는 태도와 감정의 구조를 연극적 상태로 바라보며,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조율하는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을 탐구한다. 이러한 연극적 태도는 코스튬과 신체, 공간과 시선, 설치와 관람 행위 전반으로 확장되며 장성은만의 조형 언어로 자리 잡게 된다.

최근 작업으로 갈수록 작가는 인간과 사물, 공간 사이의 경계를 더욱 유동적으로 다루고 있다. 《따뜻한 검은 돌멩이》, 《to my birthday》 등의 전시에서는 인간 신체를 하나의 오브제처럼 다루거나, 반대로 비인간적 사물에 감정과 온기를 부여하며 존재의 위계를 해체한다. 또한 물질 사진에 대한 오랜 관심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NFT, 디지털 이미지, 가상 공간과 같은 새로운 환경을 작업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는 사진 매체의 변화에 대한 단순한 대응이라기보다, 이미지가 작동하는 동시대적 환경 자체를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와 연결된다.

장성은의 작업은 특정한 형식이나 매체에 고정되기보다, 감정과 존재를 시각화하려는 관심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확장되어 왔다. 사진, 설치, 조각적 연출, 디지털 환경을 넘나드는 작업 방식은 변화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감정과 기억, 그리고 존재의 상태를 감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태도가 자리한다. 결국 장성은은 삶 속에서 반복적으로 생성되고 사라지는 미세한 감정의 움직임을 포착하며, 현실과 환상, 존재와 부재, 개인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갱신해오고 있다.

Works of Art

공간과 신체, 감정과 장소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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