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 (b.1975) - K-ARTIST
오민 (b.1975)

오민은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과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출간한 저서로는 『동시(』(2025), 『토마』(2021), 『부재자, 참석자, 초청자』(2020), 『연습곡1번』(2018), 『스코어 스코어』(2017) 등이 있다.

개인전 (요약)

오민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Simultaneity》(엔서울 갤러리, 암스테르담, 2025), 《Conversation Dance》(드 아펠, 암스테르담, 2024), 《노래해야 한다면 나는 당신의 혁명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일민미술관, 2022), 《토마》(토탈미술관, 2021), 《Etude》(아틀리에 에르메스, 서울, 2018), 《Notations》(두산갤러리 뉴욕, 2017), 《일 이 삼 사》(두산갤러리 서울, 2016)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오민이 참여한 최근 그룹전으로는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아르코미술관, 서울, 2026), 《호흡》(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서울, 2026), 《Layered Medium: We Are In Open Circuits (Contempory Art From Korea 1960's - Today)》(마나랏 알 사디야트, 아부다비, 2025), 《회화 아닌》(대구미술관, 대구, 2023), 《어느 정도 예술공동체: 부기우기 미술관》(울산시립미술관, 울산, 2023), 《올해의 작가상 2021》(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1) 등이 있다.

수상 (선정)

오민은 올해의 작가상 2021의 최종 4인에 선정되었다. 또한 에르메스재단 미술상(2021), 송은미술대상 우수상(2021), 두산연강예술상(2015)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오민은 파리국제예술공동체(2014-2015, 2023-2024), 에르메스재단미술상 레지던시(파리, 2018), 두산레지던시 뉴욕(2017), 라익스아카데미(암스테르담, 2011-2012) 등의 레지던시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오민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두산갤러리, 대구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송은, 포항시립미술관, 라익스아카데미 (네덜란드), 네덜란드 중앙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시간, 사운드, 신체, 스코어가 만나는 지점

주제와 개념

오민의 작업은 시간을 하나의 배경이나 흐름으로 보기보다, 신체가 감각하고 운용하며 소비하고 발생시키는 재료로 다루는 데서 출발한다.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 연주와 시각디자인을 수학한 경험은 작가에게 시간, 구조, 스코어, 수행의 문제를 동시에 사유하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초기 작업 〈딸(Daughter)〉(2011), 〈Suite 1〉(2012), 〈Marina, Lukas, and Myself〉(2014)에서부터 오민은 영상과 사운드, 퍼포머의 행위, 공간 안의 시간을 결합하며 ‘시간 기반 설치’라는 독자적인 형식을 발전시켜왔다. 여기서 시간은 단순히 작품이 재생되는 길이가 아니라, 이미지와 소리, 움직임이 서로 관계 맺는 방식이자 작품을 구성하는 핵심 조건이다.

오민은 음악의 구조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옮기면서, 통제와 불안, 반복과 차이, 안정과 흔들림의 감각을 탐구해왔다. 개인전 《Notations》(두산갤러리 뉴욕, 2017)에서 선보인 〈A Sit〉(2015)은 리허설 중 동작을 생략하고 연습하는 ‘마킹’의 과정을 다루며, 완성된 공연과 준비 과정의 순서를 뒤집는다. 

〈ABA Video〉(2016)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1악장의 구조를 바탕으로, 제시-발전-재현이라는 음악 형식을 영상 안에서 재구성한다. 이 시기 작업에서 작가는 음악을 소재로 삼기보다, 음악이 시간과 행위를 조직하는 방식 자체를 작업의 방법론으로 삼는다.

2020년대에 들어 오민의 관심은 ‘시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서 ‘시간 안의 복잡한 정보들을 어떻게 비위계적으로 공존시킬 것인가’로 확장된다. 개인잔 《토마(Thomas)》(토탈미술관, 2021)는 작가, 큐레이터, 비평가의 관계를 전시·책·대화의 구조 안에서 재배치하며, 예술을 둘러싼 질문과 의심을 작업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Attendee〉(2019)와 〈Heterophony of Heterochrony〉(2021)에서는 공연의 현존성과 영상의 기록성, 퍼포머와 카메라, 스코어와 우연이 겹치는 방식을 통해 하나의 시간 안에 여러 층위의 감각이 공존하는 상태를 실험한다.

《노래해야 한다면 나는 당신의 혁명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If I ought to sing, I don’t want to be part of your revolution)》(일민미술관, 2022)에서 작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포스트텍스처’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포스트텍스처(Post-Texture)〉(2022)와 〈폴디드(Folded)〉(2022)는 선율, 위계, 조화에 기반한 기존의 음악적 텍스처에서 벗어나, 여러 정보가 동시에 배열되고 지속되는 덩어리적 감각을 제시한다.

이후 ‘동시’ 연작은 이 개념을 더 넓게 확장한다. 〈동시(Simultaneity)〉(2026)는 영상, 퍼포먼스, 음악, 안무, 기계, 신체가 비위계적으로 중첩되는 상태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감각이 단일한 흐름보다 복잡한 정보의 덩어리에 가깝다는 점을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오민의 작업은 주로 시간 기반 설치, 다채널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스코어, 강의, 출판의 형식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영상 작품을 단순한 비디오가 아니라 ‘시간 기반 설치’로 부르는데, 이는 작품이 이미지의 배열만으로 구성되지 않고, 소리, 움직임, 공간, 관객의 위치, 재생 시간 전체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Plants〉(2015)와 〈A Sit〉처럼 비교적 짧은 단채널 작업에서 출발한 형식은 〈ABA Video〉의 단채널 영상과 12채널 오디오, 〈Attendee〉의 2채널 프로젝션과 4채널 오디오, 〈Heterophony of Heterochrony〉의 5채널 프로젝션과 8채널 오디오를 거치며 점차 복합적인 구조로 확장된다.

작업에서 스코어는 단순한 악보나 지시문이 아니라, 시간과 행위,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를 조직하는 구조다. 오민은 공연예술에서 발견되는 리허설, 마킹, 반복, 수행, 카운트, 동기화 같은 요소를 작업의 재료로 삼는다. 

〈A Sit〉에서는 앉아 있는 수행자의 제한된 움직임을 통해 관객이 보이지 않는 전체 공연을 상상하게 만들고, 〈ABA Video〉에서는 음악의 반복과 회귀 구조를 영상의 안정감과 불안감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방식은 음악의 언어를 시각예술로 번역하는 차원을 넘어, 시간 속에서 행위가 어떻게 조직되고 감각되는지를 정밀하게 보여준다.

〈폴디드〉는 오민의 형식 실험이 보다 복잡한 정보 구조로 이동한 작업이다. 작가는 일반적인 영상 제작 과정처럼 이야기에서 출발해 이미지를 설계하는 대신, 촬영 기술과 장비, 수행자의 역할과 움직임에서 출발한다. 이 작업에서 배우와 테크니션, 카메라와 사운드, 촬영과 수행의 경계는 명확히 나뉘지 않는다.

56초 단위의 장면들이 여러 채널에서 서로 비교되고 접히며, 각 요소는 중심과 배경으로 구분되지 않은 채 하나의 정보 다발을 이룬다. 〈포스트텍스처〉가 강의 형식을 통해 개념을 설명하는 작업이라면, 〈폴디드〉는 그 개념을 실제 영상과 사운드의 구성 안에서 감각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최근의 ‘동시’ 연작에서 오민은 이러한 실험을 더 큰 규모의 설치와 라이브 퍼포먼스로 확장한다. 《Simultaneity》(엔서울 갤러리, 2025)는 영상 강의, 모션 그래픽 스코어, 드로잉 기반 레퍼런스, 종이 작업을 함께 제시하며, 동시성을 시간·지리·저자성·인용의 문제로 확장했다.

최근 참여한 2인전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Untuned Time)》(아르코미술관, 2026)에서는 수년간 제작해온 ‘동시’ 연작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며, 무질서 속에 더 많은 정보가 얽혀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영상, 퍼포먼스, 음악, 안무, 기계, 신체가 공생체처럼 작동한다. 여기서 노이즈와 불확정성은 제거해야 할 오류가 아니라, 새로운 관계가 발생하는 조건이 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오민의 작업은 음악, 영상, 퍼포먼스, 디자인, 출판 사이를 오가지만, 그 중심에는 늘 시간의 구조와 감각에 대한 질문이 있다. 초기에는 서양 음악의 형식과 연주자의 훈련에서 출발해 통제, 규칙, 반복, 불안의 문제를 탐구했고, 이후 협업자와 퍼포머, 관객의 개입을 통해 완벽한 통제가 흔들리는 순간을 작업의 중요한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Notations》가 스코어와 공연의 구조를 중심으로 시간의 질서를 실험했다면, 《토마》는 예술작품, 큐레이팅, 비평의 관계를 흔들며 질문과 의심을 형식 자체로 끌어들였다. 《노래해야 한다면 나는 당신의 혁명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이후에는 ‘포스트텍스처’를 통해 선형적 시간과 위계적 구조 바깥의 덩어리 감각을 본격화했다.

오민의 독창성은 시간 기반 매체를 사용하면서도 영상의 이미지성이나 사운드의 청각성 중 어느 하나에 기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많은 시간 기반 작업이 서사, 기록, 신체 퍼포먼스, 사운드 설치 중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오민은 이 요소들을 모두 동등한 재료로 다룬다.

목소리, 리듬, 카메라, 움직임, 편집, 스코어, 공간은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의 배경이 되지 않고, 각자의 자율성을 유지한 채 동시에 작동한다. 이러한 태도는 작가가 말하는 ‘포스트텍스처’와 ‘동시’의 핵심이며, 오민의 작업을 단순한 음악적 영상이나 퍼포먼스 기록과 구분하게 만든다.

또한 오민의 작업은 ‘보는 법’ 자체를 관객에게 요청한다. 작품 안에서 모든 요소를 한 번에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관객은 사운드 채널, 영상 채널, 퍼포머의 움직임, 공간의 배치, 반복되는 패턴 사이에서 매번 다른 시간의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

이 점에서 오민의 작품은 관객을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니라, 작품의 시간 구조를 다시 구성하는 주체로 만든다. 〈Heterophony of Heterochrony〉, 〈폴디드〉, 〈동시〉처럼 복수의 채널과 시간이 겹치는 작업들은 보는 행위가 곧 구성하는 행위임을 드러낸다.

오민은 2021년 《올해의 작가상》(국립현대미술관, 2021) 최종 4인에 선정되었고, 에르메스재단 미술상(2017), 송은미술대상 우수상(2017), 두산연강예술상(2015)을 수상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일민미술관, 국제갤러리 등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을 통해 장기 프로젝트 ‘동시’를 집약적으로 선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네덜란드 중앙은행, 라익스아카데미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는 점 또한 작가의 실험이 제도적 맥락 안에서 지속적으로 읽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민은 시간, 사운드, 신체, 스코어가 만나는 지점에서 예술이 어떻게 복잡한 현재의 감각을 조직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동시대 미술의 지평을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Works of Art

시간, 사운드, 신체, 스코어가 만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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