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정 (b.1986) - K-ARTIST
기민정 (b.1986)

기민정은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개인전 (요약)

기민정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안개와 뼈》(MO BY CAN, 서울, 2025), 《Salty Edge》(갤러리 까비넷, 서울, 2024), 《불의 습기》(송은, 서울, 2021), 《종이를 세우고 돌을 감으면 가루가 흐르고 천이,》(OCI미술관,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기민정은 《차원확장자: 시·이미지·악보·코드》(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5), 제9회 《여름생색展》(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25), 《가만히 그리고 비로소 남겨진 것들: 레이어 위 레이어》(THEO, 서울, 2025), 《Curved Spacetime: 휘어진 시공》(갤러리 플레이리스트, 부산, 2024), 《원피스 ONEPIECE》(복합문화공간 111CM, 수원,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기민정은 2025년 동화약품 가송 예술상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9년 OCI Young Creatvies에 선정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기민정은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2023-2024), OCI미술관 레지던시(2022), 송은 아티스트 스튜디오(2021)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균형을 찾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장면들

주제와 개념

2018년 무렵 서울 노들역 인근 작업실에서 기민정은 사소한 관찰에서 작업의 영감을 얻게 된다. 벽보다 창이 많았던 작업실에서 화판에 고정하지 않은 화선지는 빛과 바람에 반응하며 벽에서 떨어져 바닥에 예상치 못한 모양으로 내려앉았고, 창가에 붙여 둔 그림은 종이의 투과성으로 인해 벽에 회화적인 잔상을 남겼다. 작가는 이러한 비물질적이고 찰나적인 순간들에 물질성과 영원성을 부여하고자 했고, 이 관심은 그대로 첫 개인전 《종이를 세우고 돌을 감으면 가루가 흐르고 천이,》(OCI미술관, 2019)로 옮겨졌다.
 
2021년 송은에서 연 개인전 《불의 습기》(송은, 2021)에서는 화선지와 유리라는 상반된 물성을 지닌 두 재료를 병치하며 관심의 축이 재료 간의 긴장과 균형으로 옮겨간다. 연약하지만 존재감이 큰 종이와, 단단하지만 시각적으로는 미미한 유리를 한 화면에 겹쳐 놓는 작업을 두고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과 실체의 모순 사이에서 마음의 균형을 이루려 노력한다”고 말하며, 이 전시에서는 순류를 벗어나고 싶지만 역류만을 바라지는 않는 자아의 양가적인 에너지를 표출했다.
 
2024년 갤러리 까비넷에서 연 개인전 《Salty Edge》(갤러리 까비넷, 2024)에 이르러 작가는 그간 감정을 정제해오던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즉각적이고 날것에 가까운 감정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붉은빛 먹의 사용이나,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은 날카로운 선의 운용은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이 변화는 화면 안쪽에서 그치지 않고 비단으로 감싼 화면이나 유리 사이에 압착된 드로잉 조각처럼 작품이 놓이는 공간과의 관계로까지 확장된다.
 
2025년 개인전 《안개와 뼈》(MO BY CAN, 2025)에서 기민정은 백거이의 괴석 시에서 발견한 바람의 감각을 동아시아 회화의 골육(骨肉) 개념 — 선(骨)과 색(肉)의 관계 — 과 연결지으며, 대상을 선으로 세우는 백묘(白描)와 색과 번짐만으로 형태를 드러내는 몰골(沒骨) 사이의 오랜 경계를 넘나든다. 뼈를 그리듯 구름을 그리고 흩어지는 얼룩 같은 뼈를 오려내는 이 작업에서, 여백은 단순히 비워진 공간이 아니라 기체처럼 고여 있는 밀도의 자리로 다시 정의된다.

형식과 내용

기민정 작업의 출발점은 한지와 화선지, 먹이라는 전통 재료에 대한 예민한 이해다. 작가는 낱장의 화선지나 순지를 화판에 붙이거나 배접하지 않고 석회벽에 종이 테이프로 고정한 뒤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취해왔으며, 이러한 실험은 “벽에 흔적 남기기/창문 앞에서 빛 머금기/벽에서 떨어져 내리기/망했다 싶으면 구석에서 구겨져 있기/바람 불면 흔들리기”라는 자신의 박사 논문 속 기록으로도 남아 있다.
 
《종이를 세우고 돌을 감으면 가루가 흐르고 천이,》의 전시장에는 이러한 작업실의 풍경이 그대로 옮겨졌다. 종이를 쌓고 뭉쳐 세운 더미, 석고를 감아 만든 색색의 괴석, 그 아래로 흐르는 검은 가루, 벽을 타고 흐르며 바람에 살랑거리는 대형 염색 천이 한자리에 놓이며, 종이는 액자를 벗어난 유동적인 신체로 재정의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는 화선지에 채색한 〈모노로지아의 여름〉(2019)이 있다.
 
2021년부터는 유리가 화선지와 나란히 놓이는 핵심 재료로 등장한다. 〈습한 빛 속의 움직임〉(2021)은 화선지 위에 강화백유리와 에폭시를 겹쳐, 붓질이 만든 색의 흐름을 유리 아래 고정시켰고, 소형 연작 'Paper on Glass'(2021) 연작은 같은 방식을 보다 작은 규모의 드로잉으로 풀어내며 화려함보다는 차분하고 습윤한 정서를 담았다.
 
2024년 이후로는 매체가 다시 한 번 확장된다. 〈Purple Mandarine's dream〉(2024)에서는 한지 채색과 함께 손으로 직접 칠한 비단이 전통 배접 방식을 재해석한 틀처럼 화면을 감싸고, 《Salty Edge》의 또 다른 연작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평면 작업의 잔여 조각이 유리 사이에 압착된다. 2025년 《안개와 뼈》에서는 여기에 금속판이 더해져, 오려낸 화선지가 금속 위에 올라앉고 칼로 새긴 글씨와 깨진 유리 조각, 흩날린 가루가 뒤섞이며 종이-유리-비단-금속으로 이어지는 재료의 확장선을 완성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기민정의 작업은 동양화의 전통 재료를 평면 회화의 틀 안에 묶어두지 않는다. 화선지를 액자에서 풀어내 건축적 공간에 반응하는 신체로 다루고, 배접이라는 전통적인 표구 방식조차 하나의 회화적 제스처로 재해석하는 태도는, 전통 매체를 다루면서도 그 형식 자체의 향수에 머무르지 않으려는 작가 특유의 접근을 보여준다.
 
2014년 무렵 서사를 형상으로 옮기는 작업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하는 작가의 회고를 참고하면, 이후의 작업은 형상보다 물성 자체가 지닌 직관적인 소통력에 대한 믿음 위에서 전개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창문 많은 작업실에서의 우연한 관찰(2019)에서 종이와 유리의 긴장(2021), 날것의 감정과 비단으로의 확장(2024), 골육 개념과 금속 재료의 결합(2025)에 이르는 흐름은, 매체가 바뀌어도 비물질적인 감각에 무게와 존재감을 부여하려는 하나의 태도로 꾸준히 이어진다.
 
이러한 작업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여러 기관을 거치며 다져졌다. 2019년 OCI Young Creatives에 선정된 이후 송은 아티스트 스튜디오(2021), OCI미술관 레지던시(2022),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2023-2024)를 거쳤고, 국내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언어를 조금씩 넓혀왔다.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전통 회화를 체계적으로 수련한 이력 위에서, 기민정은 그 전통이 요구하는 정교함을 붙잡은 채로 재료 자체를 계속 낯설게 만드는 방식을 택해왔다. “균형을 찾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장면들”이라는 작가 자신의 표현처럼, 종이에서 유리로, 비단으로, 다시 금속으로 옮겨간 지금까지의 궤적을 보면 앞으로도 그 균형의 자리를 계속 새로운 물성 위에서 찾아 나갈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Works of Art

균형을 찾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장면들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