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상·설치작가 제인 윌슨(52)과 루이스 윌슨(52)은 쌍둥이다. 올해 팀 결성 30년을 맞은 이 자매는 스스로를 "두 사람으로 이뤄진 하나의 아티스트"로 설명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다. "함께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한 공간에서 계속 대화하며 일할 수 있는 친숙함뿐 아니라 서로를 도전적으로 밀어붙이는 추동 덕분이다."

형제·자매·남매의 공동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제인과 루이스는 서울 코리아나미술관에서 7월 6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에 초청돼 11분짜리 영상·설치작 〈얼굴 스크립팅: 그 빌딩은 무엇을 보았는가?〉를 출품했다. 쌍둥이 작가답게 '안면 인식'에 초점을 맞췄다.

2010년 두바이의 호텔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유튜브에 공개한 CCTV 영상에 기반해 보안과 통제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으로 쌍둥이 작가가 간단한 얼굴 메이크업으로 디지털 안면 식별 기술을 교란하며 '형태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

"한집에서 자랐다는 배경이 가끔 상극을 달리는 성격을 압도한다"고 말하는 프랑스 화가 미카엘(43)과 플로리앙 키스트르베르(37)는 형제 듀오다. 서울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오는 18일까지 첫 국내 개인전을 여는 이들은 이메일을 통해 "형이 먼저 1990~2000년대 '관계 미학'의 영향으로 그룹 결성의 유행을 따랐으나 (피 한 방울 안 섞인) 멤버들 간의 소모적 논쟁에 피로를 느꼈고, 마침 미술대학에 진학한 동생과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캔버스에 반죽을 부은 뒤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차량용 코팅제를 발라 빛을 극도로 활용하는 '오버라이트(overlight)' 시리즈 등은 색상부터 전구 개수, 반죽 종류까지 전부 상의해야 한다. "협업은 다른 두 성향이 만나 새로움을 발견하기 위해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무진형제, 〈여름으로 가는 문〉, 2018 © 무진형제

한국 미디어작가 '무진형제'는 형제가 아니라 삼남매다. 그룹명부터 예상을 깨는 이들은 지난달 스페인 한네프켄재단·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공동 주최 '코리안 비디오 어워드'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예창작 전공 정무진(여·40), 조각 전공 정효영(여·36), 사진 전공 정영돈(31)씨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 2011년 뭉쳤다.

영돈씨는 "작은누나가 대학 과제로 영상을 찍어야 했는데 당시 큰누나가 카메라를 잡고 내가 엑스트라로 참여했던 기억이 그룹을 시작한 계기"라며 "서로 다른 관심사를 합치면 새 영상 언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해 선보여 호평받은 〈여름으로 가는 문〉은 공원에서 줄넘기하는 소년과 지구 기상도가 화면 2개에서 흘러나오는 작품이다.

"고등학생 사촌 동생이 있는데 딴 건 안 해도 매일 아침 줄넘기를 5000개씩 하더라. 지루한 반복 운동이지만 자세히 보면 줄의 궤적이 매번 다르다. 그렇게 보면 움직이는 개인, 움직이는 지구, 움직이는 하루하루가 허무하지 않은 것이다. 주변의 흔한 것에서 끊임없이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러니 식구를 소홀히 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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