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Flash - K-ARTIST

Green Flash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50 x 120 cm
About The Work

아오키지(Aokizy)라는 예명으로도 알려진 작가 옥승철은 원본성과 실재성, 디지털 이미지와 물성을 가진 작품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념들을 탐구해 왔다. 그는 만화, 영화, 게임 등 시각 매체 안에서 끊임없이 복제되고 변주된 디지털 이미지를 원본 삼아, 회화나 조각 같은 전통 매체는 물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이를 출력하고 생성해 낸다.
 
옥승철의 작업은 컴퓨터 프로그램 내부의 벡터 좌표에서 출발하며, 캔버스와 물감이라는 전통 매체를 통해 자신이 절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좌표를 현실로 출력한다. 먼저, 작가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이미지를 스크린샷(screenshot)한 다음, 이를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옮겨와 재조합한다.
 
이때 그의 작업은 단순한 시점의 변화를 넘어, 이미지의 본질 자체를 조금씩 다르게 그려내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마치 게임 속 캐릭터 생성기처럼 머리카락 색이나 피부 톤 등 일부 요소만을 바꾸어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개체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닮아 있다.
 
옥승철은 끊임없이 복제되고 변주되는 디지털 이미지의 위상과 이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이로 인한 감각과 인식의 경험 등을 현실과 가상,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에서 다뤄 왔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이미지와 유일성이 강조되는 회화와 조각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하며, 동시대성의 틀 안에서 이미지의 존재성과 그 의미를 재고하게 만든다.

개인전 (요약)

옥승철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프로토타입》(롯데뮤지엄, 서울, 2025), 《란포》(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상하이, 중국, 2025), 《플라나리아》(파르코 뮤지엄 도쿄, 도쿄, 2024), 《트로피》(기체, 서울, 2023), 《2022 아트선재 프로젝트 #2: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아트선재센터, 서울, 2022)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옥승철은 《부산모카 플랫폼_미안해요 데이브 유감이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4), 《비뉴턴 유체》(실린더2, 서울, 2024), 《DMZ 전시: 체크포인트》(DMZ 파주, 파주, 2023), 《스파이럴즈, 룹스, 뮤턴츠》(K11, 상하이, 중국, 2023), 《애프터 이펙트》(누크갤러리, 서울, 2022), 《삼각의 영역》(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서울, 2019)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옥승철의 작품은 아라리오컬렉션 등의 기관이 소장하고 있다.

Works of Art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

주제와 개념

옥승철은 디지털 이미지가 끊임없이 복제되고 변형되는 환경 속에서 ‘원본’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지 탐구한다. 그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인터넷 이미지 등에서 발견되는 디지털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삼고, 이를 재구성한 벡터 이미지를 하나의 새로운 원본으로 설정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초기 개인전 《언 오리지널》(기체, 2018)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전시에서 그는 어린 시절 접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입시미술의 석고상 이미지를 조합해 새로운 디지털 원본을 생성하고, 이를 회화와 조각으로 옮기며 이미지의 기원과 복제 사이에 형성되는 긴장을 탐색했다.
 
초기 회화 작품인 〈Matador〉(2018), 〈Dealock〉(2018), 〈Mimic〉(2018) 등에서 나타나는 얼굴 이미지는 특정 서사나 인물성을 강조하기보다 이미지 자체의 조형적 구조를 드러낸다. 배경이 제거된 클로즈업 얼굴과 평면적인 색면은 캐릭터가 지닌 개별성을 지우는 동시에, 보는 이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을 유도한다. 이러한 전략은 이미지가 개인의 초상이라기보다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시각적 기호로 기능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개인전 《JPEG SUPPLY》(기체, 2020)에서 더욱 확장된다. 작가는 이 전시에서 인터넷 환경 속에서 빠르게 유통되는 디지털 이미지의 가벼움과 회화·조각이 지닌 물질적 무게 사이의 대비를 드러냈다. 〈Screenshot〉(2020)과 같은 작업에서 디지털 원본 이미지는 회화나 판화, 굿즈 등 다양한 형태로 출력되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밈(meme)’처럼 여러 매체로 확산된다. 여기서 이미지의 원본성은 더 이상 고정된 기준이 아니라, 복제와 변형을 통해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상태로 이해된다.
 
최근 작업에서 이러한 관점은 이미지의 ‘되어가는 상태’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개인전 《프로토타입》(롯데뮤지엄, 서울, 2025)에서 작가는 이미지가 복제, 변형, 삭제, 유통의 과정을 반복하며 계열적으로 파생되는 구조를 탐구했다. 〈Tylenol〉(2025), 〈Taste of green tea〉(2025), 〈Under the same mood〉(2025) 등은 반복되는 이미지가 감각을 무디게 하거나 다른 의미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이미지가 더 이상 하나의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형되고 호출되는 과정 속에서 존재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옥승철의 작업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된 이미지를 물질적 매체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그는 애니메이션이나 온라인 이미지 등을 스크린샷으로 수집한 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이를 재조합해 새로운 벡터 이미지를 만든다. 이러한 이미지는 이후 캔버스 회화나 조각으로 옮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디지털 이미지 특유의 매끄러운 질감과 선명한 색감을 구현하기 위해 아크릴 물감을 반복적으로 덧칠해 붓질의 흔적을 최소화한다. 결과적으로 화면은 마치 디지털 렌더링처럼 평평하고 균질한 표면을 갖게 된다.
 
이러한 형식은 초기 작업에서 등장한 ‘헬멧’ 연작과 ‘플라스터’ 연작에서 이미 나타난다. ‘헬멧’ 연작은 록맨이나 독수리 오형제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헬멧에서 출발해 서로 유사하지만 조금씩 다른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반면 ‘플라스터’ 연작은 입시미술의 석고상과 일본 만화 캐릭터의 얼굴 이미지를 결합하며, 고전 조각과 대중문화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 이러한 작업은 이미지가 특정한 원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끊임없이 변주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개인전 《트로피》(기체, 서울, 2023)에서는 이러한 이미지 변주의 구조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시에 등장한 ‘트로피’ 연작은 긴 머리의 두상 이미지를 회화와 조각으로 반복적으로 변주한 작업이다. 금박, 청동, 석재를 연상시키는 색채는 이미지가 물질의 표면에 따라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같은 전시에 소개된 ‘라쇼몽’ 연작은 하나의 얼굴 이미지가 배경색과 표정의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을 낳는 구조를 보여주며, 이미지의 의미가 단일한 원본에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석의 과정에서 생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이러한 형식적 실험이 공간 구조와 결합한다. 《프로토타입》 전시는 소프트웨어 유통 방식인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를 모델로 전시 공간을 설계했다. 전시장은 ‘Prototype-1’, ‘Prototype-2’, ‘Prototype-3’이라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관람자는 비선형적인 동선을 따라 이동하며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 ‘ID Picture’ 연작과 ‘Outline’ 연작은 거울과 증명사진 형식을 통해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를 시각화하며, ‘Canon’ 연작은 고전 석고상을 연상시키는 형식을 통해 이미지의 기원과 복제의 문제를 다시 제기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옥승철의 작업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이미지와 전통적인 미술 매체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 위치한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로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지가 복제와 변형을 거치며 어떻게 새로운 원본으로 작동하는지에 주목한다. 이러한 관점은 디지털 이미지를 물질화하거나 가상 이미지를 회화적 형식으로 옮기는 동시대 작가들과 공통점을 갖지만, 이미지의 ‘유통 구조’와 ‘복제의 논리’를 동시에 탐구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위치를 형성한다.
 
특히 그는 이미지의 생산 방식뿐 아니라 그것이 유통되는 환경까지 작업의 일부로 다룬다. 《언 오리지널》에서 디지털 원본을 회화와 조각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강조되었다면, 《JPEG SUPPLY》에서는 이미지가 밈처럼 확산되는 구조가 전시의 핵심이 되었다. 이후 《트로피》에서는 이미지의 의미가 해석의 과정에서 계속 변주되는 구조가 드러났고, 《프로토타입》에서는 이미지의 복제와 유통을 전시 공간 자체의 경험으로 확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작가의 작업이 특정한 형식이나 매체에 고정되기보다 이미지 환경 자체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동시대 시각 문화에서 이미지는 더 이상 하나의 원본에 기반한 위계 구조를 갖지 않는다. 옥승철의 작업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미지가 어떻게 반복되고 변형되며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지 관찰하는 일종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그의 회화와 조각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된 이미지를 물질적 형태로 번역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극과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앞으로도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 구조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는 이미지의 흐름, 디지털 환경에서 형성되는 시각적 감각, 그리고 그것이 물질적 작품으로 번역되는 과정은 여전히 작가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옥승철의 작업은 이미지가 어떻게 존재하고 변형되는지를 탐구하는 하나의 지속적인 연구에 가까운 흐름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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